2019년 말부터 2021년 까지는 한 해를 살았던 기분이다. 기회이면서 동시에 무리였던 투자로 가족 전체의 고생길이 열렸었다.

이사와 코로나 그리고 가족상담

2021년 4월 현재 거주중인 집으로 이사를 왔다. 2019년 11월 이었던가 이 집을 매수하고, 전에 살던 집을 매도하려고 했다. 그 사이 코로나가 터지면서 매도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생길이 열렸다. 양 집을 각각 전세주고 우리는 연고도 없는 곳에 1000/70 월세로 1년을 살았다. 이왕 1년 살 거 제주도에 살았으면 좋으련만, 당시에는 재택 기간이 임시로 설정되어 직장과 미소 학교에서 멀리 떨어질 수 없었다.

거주지의 변화는 코로나라는 특수상태와 더불어 부부관계와 아이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쳤다. 전 집이 매도되었던 2020년 8월까지 아내랑 나는 말다툼이 잦았다. 그리고 친구랑 멀리 떨어진 대다가 코로나 때문에 학원/학교도 잘 나가지 못했던 미소는 상당히 우울한 시간을 보냈었다. 이 기간으로 인해 2021년 거주가 안정되었음에도 관계의 안정을 찾지 못해 가족 상담을 받아야만 했다.

현재는 상당히 나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빈도는 낮추더라도 계속 가족상담을 이어가면서 더 나은 가족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라인에서 레몬트리로

2020년 말에 라인페이 팀에서 라인뱅크 팀으로 옮겼었다. 팀을 옮겼음에도 의욕이 넘치기 보다는 점점 업무가 지루해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재택 근무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모드 전환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되짚어보면 이때는 재택근무보다 출근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일에 몰입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족과 나누기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직장생활은 그럭저럭만 하고, 비전을 부동산과 코인 투자에서 찾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럭저럭 하려는 직장생활은 되려 우울한 기분만 더하게 만들었다. 발전이 없었고, 발전이 없는 삶은 괴로웠다. 개발자로써의 정체성을 잃는 것 처럼 느껴졌다. 어느 순간 코로나가 끝나고 재택도 종료되었다면, 나는 빠른 퇴직을 선택하고 전업투자자 혹은 개인사업자로 돌아섰을것이다.

그래도 좀 버티다보니 균형이 찾아왔다. 괴로운 마음을 달랠 정도로는 다른 분야의 발전이 있었고, 몇년 고생하면 원하는 삶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다 현 직장인 레몬트리의 연락이 왔다. 괴롭던 시절에 생각하던 큰 그림이 있었는데, 레몬트리에서는 가능하다고 믿어졌다.

투자

2019년 말부터 2021년 중반까지 활발하게 부동산 투자를 했다.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각종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자금이 드는 방식을 취했다. 비교적 초반에 투자한 곳에서 1년만에 4배 정도의 이익을 봤었다. 유일하게 수익실현을 한 것인데, 수익 실현을 한 이후 투자하는 마음에도 여유가 많이 생겼다. 나는 매우 일희일비하는 인간인데, 부동산은 템포가 느려서 나의 단점이 보완된다. 하락이 예상되는 시기가 오더라도 아마 계속 할 것 같다.

부동산 투자는 나의 첫 성공투자다. 대학교 다닐 때 파생상품으로 등록금을 날린게 첫 실패, 2013~14년 코인 채굴로 벌다가 잃은게 두번째, 2017~18년 코인 투자로 또 벌다가 잃은게 세번째다. 세번정도 하니까 ‘하면 안되는 것’ 정도의 확신은 있었는데, 부동산은 그런 것이 미연에 방지된 면이 있다. 분야가 달랐다면 또 네번째 실패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투자로 돈을 벌다보니 이어지는 투자까지 더 수월해지는 선순환이 생겼다. 이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의미있는 돈을 벌면서도 심리적 여유가 생기는 구간까지 도달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투자 방식에 한가지 강한 확신이 생겼다. 마음이 움직일 만큼 돈을 넣으면, 그 분야의 투자실력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위기는 최고의 동기다. 소소하게 잃거나 소소하게 버는게 제일 안좋은 것 같다.

마치며

위 회고들은 2021년 11월 까지의 회고면 딱 좋을 것 같다. 12월은 그 전과 다른 마음으로 살 고 있는데, 이건 22년 회고에서 다루어야겠다. 새해의 에너지로 회고를 적었지만, 내 인생 이벤트에 맞춰서 회고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종종 써야겠다.